다아라 매거진 _ 2018.02

매거진뉴스

[IssueⅠ]유진기업, 산업용재유통 시장 진출 두고 소상공인과 ‘기싸움’

유진기업 본사에 전국 소상공인들 1천500여 명 모여 반대시위 열어

[IssueⅠ]유진기업, 산업용재유통 시장 진출 두고 소상공인과 ‘기싸움’ - 다아라매거진 매거진뉴스

레미콘·시멘트 분야에서의 업적을 바탕으로 재계 30위 권 안에 드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유진기업이 산업용재유통분야에의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에, 그동안 이 분야에 종사해 온 소상공인들이 ‘절대불가’의 목소리를 높였다.


소상공인들 “대기업은 대기업답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라”
한국산업용재협회는 지난 2월 1일 오후 전국에서 모인 산업용재업계 관련자 1천500명 과 함께 여의도에 위치한 유진기업 사옥 앞에서 유진기업의 홈센타 금천점 설립을 반대하는 시위를 가졌다.

전국에서 모인 소상공인들은 이날 유진기업의 산업용재마트인 홈센타 금천점이 실제로 설립될 경우 인근에서 산업용재 유통업에 종사하고 있는 수많은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 한 목소리를 냈다.

한국산업용재협회 안수헌 사무총장은 “유진기업은 작게 시작하지만 한 개 매장이 소매업종 100여 개를 차지하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확산되면 소상공인들은 도산할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될 경우 소상공인들은 70조 원 규모의 시장을 잃게 되기 때문에 유진기업의 진출을 처음부터 막아야 하고 유진그룹의 시장진출이 철회돼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공연과 성명서 낭독, 구호제창 등으로 이뤄진 이날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민병두 의원이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박영선 의원은 “MBC 기자 시절부터 재벌의 횡포에 대해 다뤄왔는데 아직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며, “엄동설한에 가슴 아픈 집회를 하는 것에 대해 마음이 안 좋고 서민도 어깨펴고 살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민병두 의원은 “사자나 호랑이도 노루나 토끼가 먹을 풀은 남기는데 우리나라 대기업은 골목상권에 침투해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든다”며, “대기업은 대기업답게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지 중소상공인의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된다”고 언급했다.

한국산업용재협회 관계자는 “유진기업은 소상공인들이 일궈놓은 시장에 손쉽게 진입하려하고 있다”며 “가뜩이나 영세한 산업용재시장에 유진기업이 진출하면, 70%가 넘는 큰 타격을 받게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산업용재협회는 유진기업의 산업용재유통시장 진출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 자리에서 낭독하기도 했다.

협회 측은 성명서에서 “대한민국의 역사적 경제발전과 함께 동고동락해온 우리 산업용재업계 종사자들은 대기업인 유진그룹이 미국의 대형 건자재, 공구 체인점을 운영하는 에이스 하드웨어와 손잡고 금년 3월 금천구 독산동을 시작으로 용산, 잠실 등 전국 주요 지역에 대형산업용재·건자재·철물류 일체를 취급하는 대형마트를 개장하고자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유진이라는 대기업의 공구를 비롯한 산업용품, 건자재, 철물류 도소매 시장 진출이 가시화 되면 기존의 골목상권, 집단상가, 영세자영업자 등 모두는 매출감소에 따른 폐업을 시작으로 도미노처럼 붕괴돼 전국의 300만 종사자 및 그 가족의 생존권을 빼앗아 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성명서의 말미에 이들은 “현 정부에서는 일자리 창출과 사람중심 경제를 중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역행하는 기업에 대한 응분의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며 불을 보듯 뻔한 작금의 현실에 전국의

3천600여 회원사를 중심으로 하는 (사)한국산업용재협회 ‘대기업 산업용재, 건자재 도소매업 진출저지 비상대책위원회’는 모든 회원사, 제조업체, 수입업체, 대형유통업체 등과 함께 일체의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기업 유진의 도소매 시장 진출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임을 대내외에 천명하며 관계기관의 공정한 대책수립을 촉구하는 바”라고 강하게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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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기업, KCC같은 대기업도 진출하는데 왜 우리만?
유진기업 측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시위가 벌어진 당일, 유진기업은 ‘홈센타금천점. 사실은’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강력한 상생방안을 제안했으나 일방적인 주장만을 제기하고 있다”며, “KCC같은 대기업도 동일한 시장에 진출했는데 유진기업만 반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유진기업 측의 자료에 따르면, 금천구에 설립되는 홈센타의 주 고객은 일반 소비자이며, 홈센타 금천점과 유사한 경우인 홈씨시 인천점도 기존 상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기업 측 관계자는 “현재 한국에는 일반 소비자들이 집을 유지보수하기 위한 필요상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공구상, 철물점, 지물포, 페인트 판매점을 돌아다녀야만 했다”며, “당사는 이러한 일반 소비자들의 소비 편의성을 증진시키고, 관련 용품에 대한 소위 원스톱 쇼핑이 가동하도록 홈센타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홈센타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상당수는 기존 마트에서도 판매하고 있는 제품들이며, 홈센타 금천점과 시흥유통상가와의 거리도 직선거리로 2.6㎞, 도로상으로는 3.1㎞ 떨어져 있어 사업조정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유진기업의 입장이다.

유진기업 측은 “홈센타 금천점에는 325개의 국내 중소기업들이 물품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지역유통업자분들의 우려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중소제조기업 또한 상생협력법 및 기타 법률과 정책에 의해 보호받고 상생을 이어나가야 할 중요한 중소기업들”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국내 중소제조기업들은 뛰어난 기술력과 제품력에도 불구하고 판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금천점에 공급예정인 연간 70~100억 원의 제품이 그분들에게는 희망일 수 있다”며, “아울러, 홈센타 금천점은 지역주민인 금천구민에게 우선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이며, 지역상공인이 추천하는 인사를 우선 채용해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유진기업과 소상공인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가 유진기업에게 ‘사업개시의 일시 정지’를 권고해 유진기업의 행보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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