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아라 매거진 _ 2017.04

매거진뉴스

[Policy]‘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노사간의 뚜렷한 온도차에 잠정 보류

중소기업계 “투쟁도 불사” 강경입장 고수해

[Policy]‘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노사간의 뚜렷한 온도차에 잠정 보류 - 다아라매거진 매거진뉴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에서 원칙적으로 합의돼 한동안 노사계의 뜨거운 논쟁을 촉발시켰던 ‘주당 최대 근로시간 52시간 단축’이 일단은 보류됐다. 그러나, 대선 이후 다시금 논의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뇌관은 여전히 살아있는 셈이다.
지난 3월 20일 환노위에서의 원칙적 합의 이후 보인 중소기업계의 반응과 함께 경제계의 반응을 살펴본다.


중소기업계 “대선 앞두고 포퓰리즘성 공약”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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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중앙회 박성택 회장(가운데)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는 3월 27일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환노위가 주장하는 내용은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포퓰리즘적 발언”이라며, “환노위 구성원 자체가 대부분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이들로 구성돼 정작 사측의 입장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중기중앙회 박성택 회장은 이 자리에서 “국회에서 나온 근로시간 단축안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특히 지금도 어려운 상황에 있는 뿌리산업 등은 고사 위기에 내몰릴 정도의 심각한 사안으로 판단된다”며, “중소기업에서 시행단계를 세분화해 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시행 단계를 축소하고, 초과근로가 불가피한 업종 등을 고려한 특별연장근로 등 보완책조차 폐기했으며, 휴일근로 시 중복할증을 인정해 100%의 가산수당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은 “아무리 좋은 법과 제도라도 현실에서 따라갈 수 없다면, 범법자만 양산할 뿐 아니라, 법규범에 대한 신뢰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법안이 통과될 경우 중소기업인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 입법부와 장기적으로 정치적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금형조합 박순황 이사장은 “금형은 납기가 경쟁력인데 근로시간 단축이 진행되면 납기를 맞추기 어려워져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기계공업협동조합연합회 김형태 회장은 “기계 분야는 인력 확보가 중요한데 근로시간 단축이 먼저 논의돼선 안된다”고 전제한 뒤, “기계산업의 경우 중량물을 취급하기 때문에 힘들다는 인식이 커서 인력난이 심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덧붙여 김 회장은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외국인 근로자 양산밖에 되지 않으며, 특히 오더메이드의 경우 사업이 불규칙적이기 때문에 더 타격이 크다”고 언급한 뒤, “근로시간 단축보다는 인력확보를 위한 구조 수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중소기업인들은 “대기업에서는 일단 납기만 맞추면 한국기업과 일을 하고 싶어하지만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납기를 맞출 수 없고 결국에는 외국 기업이 시장을 점령하게 될 것”이라며 환노위에서 제안된 법안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근로시간 단축, 부동산·요식업 ‘결사반대’ 교육·금융 ‘무덤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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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2015년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자료를 토대로 근로시간 단축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전체 산업 중 부동산 및 임대업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및 임대업의 경우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월 평균 29.7시간의 초과근로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숙박 및 음식점업은 월 평균 20.9시간, 광업 20.9시간, 도소매 15.6시간의 초과근로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교육 서비스업, 금융 및 보험업,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등 현재도 근로시간이 길지 않은 산업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이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우광호 한경연 노동TF 부연구위원은 “부동산 및 임대업의 경우 초과근로시간이 많아 장시간근로를 하는 것이 아닌 소정근로시간의 장시간화가 굳어진 결과로 볼 수 있으며, 숙박 및 음식점업은 월평균 근로시간은 길지 않지만 특정 근로자가 많은 시간 일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이처럼 산업별로 근로시간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영향도 상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 부연구위원은 “주로 영세자영업자들이 근로자를 고용해 소규모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부동산 및 임대업,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산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근로시간 단축의 본래 취지와 다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우광호 부연구위원은 “근로시간 단축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현재 논의 중인 개선안에서는 사업장 규모에 따라 순차적으로 실시하려 한다는 점이 문제”라며, “산업별로 상이한 근로시간 현황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자칫 반쪽짜리 정책으로 전락할 수 있으며 근로시간 단축 목적 달성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부족한 근로시간이 모두 고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가정은 현실과 다소 괴리돼 있고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경직적 노동시장인 우리나라에서 근로시간 단축 시 당장은 노동비용 상승을 감당할 수 없어 추가 고용을 하기보다는 생산량 감소가 나타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단순인력을 기계로 대체하려는 유인이 높아 일자리 창출효과가 생각보다 적을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대내외적으로 불안정한 시점이므로 근로시간 단축 정책은 충분한 분석을 거쳐 신중하게 시행해야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근로시간 단축안에서는 적용 유예기간을 2년(300인 이상 기업) 혹은 4년(300인 이하 기업)으로 논의하고 있는데, 일본의 경우 10년 이상의 긴 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근로시간을 줄이는 노력을 해온 것과 비교할 때 너무 짧은 기간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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